‘새해전야’ 김강우 “멜로는 계속 하고 싶어요” [인터뷰]

인터뷰 2021. 02.23(화) 15:37
  • 페이스북
  • 네이버
  • 트위터
시크뉴스 포토
[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결혼전야’에서 풋풋한 모습을 보였던 배우 김강우가 ‘새해전야’로 보다 깊어진 내공을 발휘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그의 유쾌함이 더해지면서 캐릭터가 더욱 살아났다.

최근 개봉한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다. 김강우는 극 중 이혼 4년차 형사 지호 역을 맡아 효영(유인나)의 신변보호를 맡으며 마음을 키운다.

홍지영 감독의 전작 ‘결혼전야’에 출연했었던 김강우는 ‘새해전야’의 대본을 받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홍지영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출연 결정 후에 받은 시나리오는 그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홍지영 감독은 너무 좋으신 분이다. 연출자와 배우로서도 좋지만, 인간적인 큰 누나 같은 느낌이다. ‘결혼전야’를 촬영할 때도 느낌이 좋았고 ‘새해전야’의 시나리오를 받으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현실에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다르면 배척하기도 하는데 영화에 다양한 군상이 나온다. 상대와 처음에는 티격태격 할 수 있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그려지는 게 만족스러웠다.”

김강우는 6년 뒤 다시 만난 홍지영 감독에게 여유를 느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내공이 와닿았고 이전 작품이 더욱 생각났다. ‘결혼전야’에선 결혼을 앞둔 풋내기 신랑을 연기했던 그는 이젠 세월이 흐른 지호를 연기하게 됐다.

“‘새해전야’의 지호를 보니 ‘결혼전야’ 태규의 성장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삶을 살다 보면 이런 일도 겪고 저런 일도 겪으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심도 쌓여간다. 저는 그래서 ‘결혼전야’ 때 했던 태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영화에는 지호, 효영을 비롯해 네 커플이 등장한다.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김강우에게 할당된 분량은 많지 않았다. 제한된 시간 내에 캐릭터의 매력을 보이고 관객을 설득시키는 게 관건이었다. 김강우는 “유치할 수 있지만 사랑은 유치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저희 커플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이내였다. 많지 않은 장면에서 감정의 방점을 찍어야 했다. 제 나름대로 감정을 드러내서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러면 감정들이 명확해진다. 극에서 지호는 전혀 옷에 신경 쓰지 않다가 지효에게 마음이 생기면서 옷 색을 확인하고 간다. 그런 부분들이 효영을 향한 지호의 마음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금 유치할 수 있지만 사랑은 유치하지 않다. 감정의 방점을 찍으려 노력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결정할 때 고민이나 우려스러운 부분이 전혀 없었다. 이는 캐릭터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강우가 다른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었고 이전엔 고민이었던 멜로 연기에 다가가는 법도 보다 익숙해졌다.

“어느 순간 작품을 할 때 고민하지 않는다. 고민이라는 것은 캐릭터를 만들어갈 때의 고민이지 캐릭터가 잡히고 나면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걱정이나 부담은 없고 최대한 안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멜로 연기도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다른 장르에 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멜로는 감정을 이끌고 가야하고 사람에게 포커스가 된 장르기에 연기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또 그런 부분에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감정까지 꺼내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저는 항상 멜로영화를 하고 싶다. 타인에 대한 여유가 있을 때 하고 싶다.”

더셀럽 포토


강력반 형사였던 지호는 민원실로 내려오게 되면서 효영의 신변 보호를 맡게 된다. 처음에는 효영이 까탈스럽고 예민한 민원인이라 생각하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마음도 커진다.

“지호에게 효영은 처음엔 귀찮은 존재였다. 강력범들 잡으러 다니고 경찰 내에서 앉아서 근무하는 것을 힘들어하던 인물이 신변 보호, 밀착 경호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답답하고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을 것이다. 효영을 만나고 나서 하나하나 입장을 이해하게 되면서 마음이 커진 것 같다. 이혼 후 사랑이란 감정은 없었을 것 같았는데 자신에게 연애세포를 만들어주는 존재, 신기하면서도 설레게 하는 존재였던 것 같다.”

순탄할 것 같던 지호와 효영의 관계에 걸림돌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잠시 멀어지게 된다. 일련의 사건을 겪고 힘들어진 효영은 회복을 거쳐 지호에게 찾아가 공개 고백을 한다. 지호도 그를 기다렸다는 듯 1초도 망설이지 않는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장면이 가장 비현실적이다. 실제 머릿속으로만 그리지,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다. 영화를 하면서 그런 장면들에 오히려 감정을 풍부하게 쓰고 진심을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장면이 허공으로 뜰 수 있다. 아주 풍부하게 감정을 담으려고, 호흡도 많이 넣으려고 했다.”

더셀럽 포토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코로나19는 김강우에게 뜻밖의 여가를 선물했다. 의도치 않은 휴식이었으나 ‘새해전야’ 촬영 후 계속해서 집에서 쉬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작년에 ‘새해전야’ 촬영 후 10달 가까이 아무것도 안 했다. 그렇다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했다. 그렇지만 아랫집에 피해를 줄 수 없으니 소음을 내지 않으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 생각했다. 답답했다.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아이들하고 운동량이 부족하니 채울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

2021년 새해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게 “배우에게 무슨 계획이 있겠냐. 좋은 작품을 하는 게 계획”이라며 명쾌하게 답한 김강우. 그는 30대엔 ‘결혼전야’를, 40대엔 ‘새해전야’를 한 만큼 50대엔 새로운 ‘전야’ 시리즈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2년에 한 번이 아니라 5년에 한 번을 찍어도 되니까 두 편이 됐으니 시리즈 아닌 시리즈가 됐다. ‘결혼전야’ 때는 제가 30대였다. 지금은 40대다. 50대에 또 그런 면을 비교하는 게 재밌지 않을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을 못 가셨고, 집에 실내에서 머무르는 시간들이 많았는데 우리나라에 좋은 곳들이 많다. 모르고 있었던 장소들이 많은데. 한 장소에서 여러 커플이 벌어지는 사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역마다 다른 커플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그러면 재밌지 않을까싶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기사제보 news@ch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