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어게인’ 김강현, 배려가 근간에 깔려있을 때 [인터뷰]

인터뷰 2020. 11.19(목)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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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역할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한 배우 김강현에겐 배려가 깔려있다. 자신보다 함께하는 배우가 더 주목받길 바라는 마음, 그로 인해 작품이 더 빛나길 바라는 마음,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기회가 온다면 그때 기꺼이 해내고 싶은 욕심이 김강현에게 있었다.

김강현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18 어게인’(극본 김도연, 안은빈, 최이륜 감독 하병훈)에서 홍대영(윤상현)의 절친한 친구이자, 18살로 돌아간 홍대영을 고우영(이도현)으로 고등학교에 전학시키는 가짜 아빠 고덕진으로 분했다.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던 김강현은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사의찬미’ ‘친애하는 판사님께’ ‘그냥 사랑하는 사이’ 등 드라마 총 15편, 영화 ‘소리꾼’ ‘엑시트’ ‘돈’ 등 24편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이번 ‘18 어게인’에서도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는다. 철부지 어른 같은 모습이지만 그만의 순수함이 있고, 고등학생으로 변한 고우영과도 티격태격하는 케미로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또한 고우영의 담임인 옥혜인(김유리)에게 반해 관심을 어필하고, 극 중반부 다채로운 분장으로 시청자의 웃음을 담당하기도 했다.

“출연하겠다고 먼저 확정짓고 대본을 받았다. 고덕진 캐릭터의 특징을 먼저 잡는 것 보다는 공간 인지를 먼저 했다. 이런 집에서 이런 옷을 입으면 어떤 생각을 할지 먼저 생각했다. 액션신과 분장신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는데 괜찮을 것 같았다. 현장에서는 너무나 어렵고 불편하더라. 하지만 보시는 분들도, 스태프분들도 고생했다는 걸 알아주시니 뿌듯함이 있더라.”

김강현과 이도현의 액션신은 ‘18 어게인’ 첫 회부터 등장한다. 18살이 된 홍대영을 낯선 침입자라고 판단한 고덕진은 그를 거칠게 대한다. 마치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 중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들의 대결은 칼을 휘두르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다소 스케일이 큰 액션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김강현은 촬영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나이도 있어서 몸이 몸 같지 않더라. 부서지는 소품이 많이 없으니 NG가 많이 나면 안됐었다. NG없이 한 번에 가야해서 연습을 4일 정도 했었다. 액션 팀도 매일 와서 자세를 잡아주고, CG팀도 고생이 많으셨다. 그 장면이 고덕진은 자신의 집이 부서져도 돈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의 부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하기도 했다.”

극 중반부에 들어서면 모자장수와 알라딘으로 분장한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사실 조커와 할리퀸 분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아쉽게도 불발됐고, 이의 대체제로 모자장수와 알라딘이 된 것이었다.

“영화사 측에 허락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 분장을 하는 것도 시간적인 어려움과 스태프가 고생을 하시긴 하는데, 연기적으로도 어렵더라. 혼자 붓 칠을 하는 건 거울을 보면서 하는데 카메라만 보고 해야 하니 틀리고 지우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자꾸 실수하는 것에 분노가 차니까 집중이 되고, 여러 각에서 찍으니 두 번 만에 촬영이 끝났다. 다음날에 또 비슷한 장면을 찍고. 한 번에 다 찍으면 좋을텐데 장소적인 한계가 있으니. 다들 고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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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어게인’은 이혼 직전 18년 전 리즈 시절로 돌아간 홍대영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 홍대영 혹은 고우영과 가장 자주 마주치는 인물 중 하나인 고덕진으로 분했던 김강현은 주목받고 싶은 욕심보다는 이도현이 돋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홍대영에서 고우영으로 돌아간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고덕진만 알고 있는 설정이지 않나. 그래서 그걸 지켜주기 위한 장면이 있었으면 했다. 제 이야기로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믿음을 지어주려고 에너지를 이도현 씨에게 밀어줬었다. 이도현 씨도 준비를 정말 많이 해왔다. 2,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하고 제가 준비한 것에 맞추려고 노력을 해서 실제 친구처럼 보였던 것 같다.”

극 중 감초 역할인 고덕진은 많은 대사를 빠르게 전달하며 드라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다른 작품에서도 빠르게 대사를 구사했던 그는 실제로는 천천히, 차분하게 말을 하는 쪽에 가까웠고 빠르게 말을 하는 것도 연기 연출 중 하나였다.

“대사를 빨리하면서 드라마 전체상 시간이 좀 더 여유로워진다면, 그때 주인공들의 눈빛 더 하나 나오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에 대사를 빨리 하게 됐다. 대사를 외우는 건 잘 외운다. 직업이니까. 제가 톤을 빨리 조절함으로서 다른 사람과 캐릭터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도 준비가 된 것이었다. 대사를 빨리하는 대신 딕션을 정확하게 하려고 신경을 쓴다.”

‘18 어게인’에서 친구로 설정된 턱에 김강현은 이도현에게 ‘서로 말을 편하게 하자’고 제안을 했으나 이도현은 마지막까지 말을 놓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미도, 김유리 등과 자주 호흡을 맞췄던 그는 편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고, 김하늘은 극 중 상황처럼 어색하지만 이의 모습이 드라마에도 녹아들어서 만족한다고 했다.

“윤상현 씨나 김하늘 씨는 옛날부터 TV에서 봤던 사람들이라 거리감이 있다. 김하늘 씨와 어색했는데 드라마 상에서도 어색한 사이이지 않나. 아들이랑 키스했다고 어색해하는 것처럼 그런 게 녹아들어서 잘 나온 것 같다. 윤상현 선배와는 촬영 후 항상 먼저 다가와주시고 집에 놀러오라고 초대를 해주시더라. ‘오스카가 집에 놀러오라고 한다’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연예인 집에 놀러가나’싶은 마음도 들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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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면 더 많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자신의 연기로 하여금 화제를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있을 터다. 그러나 김강현은 상대방을 위해 배려를 하는 게 우선이었다. 인생의 스승님이자 극단 대표이신 멘토의 가르침이었다.

“스승님께서 늘 배려를 하라고 가르치셨다. 배려를 한다는 것을 상대방도 느끼고 배려를 하게 되면 아름다운 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제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뿐이고 제가 주인공을 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누군가가 주인공이라면 그 사람을 밀어주고 관객, 감독도 에너지를 받으니까. 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됐을 때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뿐이다.”

자신이 먼저 주목을 받기보다 남을 위한 배려는 연극할 때부터 스승님에게 배워온 가르침이었고 이는 곧 연기 습관이 됐다. 그는 “작품의 성공을 위해 같이 달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는 곧 배우로서의 지향점이었다.

“연기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에도 어시스트를 하는 종목이 따로 있지 않나. 연극할 때 연습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이게 만들어줄지, 어떻게 서야 주인공이 관객에게 주목을 받을지 신경을 쓰다 보니 그때부터 몸에 뱄다. 주목을 받고 싶다면 연극이나 독립영화에서 많은 분량을 맡을 수 있는 작품을 하면 된다. 그때 연기를 욕심 있게 하면 되지 굳이 다른 곳에서 까지 뜨고 싶거나 돋보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인생의 굴곡을 그리지 않고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 변신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배려하면서 연기하는 게 꿈이다.”

[더셀럽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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