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다’ 이상엽, 눈빛에서 담기는 진심 그리고 연기 [인터뷰]

인터뷰 2020. 09.18(금)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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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고 했던가. 그래서 더 진심을 느끼고 공감을 나눈다. 그 누구보다 ‘눈빛 연기’를 잘하는 배우 이상엽.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한 번 더 진가를 발휘한 그다.

기자는 최근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극본 양희승 안아름, 연출 이재상) 종영 후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상엽과 작품을 끝낸 소회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9월 13일 100부작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약 7개월 동안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매주 만났던 이상엽은 시원섭섭한 소감을 전했다.

“추웠던 봄부터 시작해 며칠 전까지 촬영을 마쳤어요. 가을을 빼고 모든 계절을 겪었고 일주일에 2~3일은 배우들과 같이 촬영을 했죠. 촬영 중에 장마도 있었고 코로나19 어택도 있었어요. 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촬영을 잘 끝마칠 수 있었죠. 이제 조금 종영을 했다는 것에 실감이 나요. 며칠은 조금 힘들 것 같지만요. 제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울컥했던 건 그만큼 저에게 깊숙이 박혀있는 드라마고 캐릭터라 오랫동안 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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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은 올해 누구보다 ‘열일’ 행보를 걸어 나갔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뿐만 아니라 ‘굿캐스팅’에도 출연한 것. 특히 ‘굿캐스팅’에서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와는 전혀 결이 다른 연기를 선보였던 터라 두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야한다는 고충은 없었을까.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 참여하게 된 과정은 제가 양희승 작가님의 팬이에요. 긴 시간동안 자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하게 됐죠. ‘굿캐스팅’부터 촬영을 시작했어요. 이후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대본을 받았는데 그땐 바로 읽지 못했어요. 잠이 안 오던 어느 날 대본을 읽었더니 4~5부까지 술술 읽히더라고요. 그림이 재밌게 그려져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주말극은 전 연령을 아우르잖아요. 이재상 감독님도 있어서 하면 되겠다 싶었죠. ‘굿캐스팅’과의 촬영 일정은 일주일 밖에 겹치지 않았어요. ‘굿캐스팅’의 윤석호를 정리하기 전,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윤규진으로 넘어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다행히 ‘한다다’ 팀이 저의 촬영 일수를 뒤로 밀어주셨어요.”

극중 소아전문 병원 내과의 윤규진 역을 맡은 이상엽은 이민정(송나희 역)과 결혼, 유산, 고부 갈등, 이혼, 재결합까지 30대 부부가 겪을 수 있는 현실의 문제들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윤규진을 연기한 그에게 달라진 결혼관이나 고부 갈등 해결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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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았어요.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것은 ‘와이프의 말을 잘 듣자’였죠. 많은 대화를 하는 수밖에 없고 결국은 대화의 부재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가치관의 변화보단 확신을 가지게 됐죠. 또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고부 갈등이 일어난다면 저는 그 사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방법을 정하고 가기 보단, 순간순간 대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대처능력과 순발력을 ‘한다다’를 통해 배웠어요.”

이상엽은 이민정과 결혼 후 초스피드 이혼, 그리고 재결합까지의 과정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공을 주고받는 듯한 로맨스 호흡으로 ‘나규 커플’이라 불리며 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시청자들은 ‘나규 커플’의 재결합을 응원하기도.

“결말이 정해져있다고 작가님이 말씀해주시진 않았지만 기대를 했어요. 어느 정도 예상할 순 있잖아요. 작가님이 시작과 끝에서 용주시장 관련 사람들이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내레이션에서도 ‘너의 삶을 살아라’라고 하잖아요. 성장 드라마를 보여주셔서 신선하고 좋았다는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규 커플’의 관계도 이혼 후 처음부터 질투를 하고 마지막까지 몰아쳤다면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반겨주시진 않았을 듯 싶어요. 극 초반, 나희가 정록(알렉스)과의 시간을 보낼 때 화면에서 규진이를 덜 보여주셨죠. ‘나규 커플’을 응원하는 것들이 쌓여가는 과정이 있었죠.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게 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결국 작가님과 감독님의 빅픽쳐였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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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은 이민정 뿐만 아니라 어머니 최윤정 역을 맡은 김보연과 남동생 윤재석 역의 이상이와도 호흡을 쌓아갔다. 고부 갈등, 겹사돈 등 인물들과 겪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연기한 소감은 어땠을까.

“이상이, 김보연 선배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형으로서 먼저 다가가고 손을 내밀어 줬어야 하는데 상이가 따라줬고 챙겨줬죠. 제가 낯을 엄청 가려요. 그런데 상이가 금방 어색함을 거둘 수 있게 도와줘서 ‘찐형제 케미’가 생겼죠. 상이가 실제로도 친형이 있는데 형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맞춰 나갔어요. 김보연 선배님은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답을 주셨어요. 선배님의 길을 열심히 따라갔죠. 민정이 누나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고 잘 웃고 받아주는 성격이라 제가 의지를 많이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민정 누나에게 기대서 했던 것 같아요.”

2007년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한 이상엽은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맡으며 여러 얼굴을 보였던 그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깊이 있게 다각도로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그렇기에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이상엽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을 터. 또 훗날 시청자들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떠올렸을 때 어떤 작품으로 남길 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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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20대 많은 분들이 제 인스타그램에 많은 글을 남겨주셨어요. 주말드라마라 중장년층이 많이 볼 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전 연령층이 다 사랑해주셨죠. 작가님가 감독님의 목표였다고 알고 있어요. ‘한다다’는 우리 옆, 뒷집 사람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재밌게 만들어 현실감이 있어 즐겁게 보지 않으셨나 싶어요. 웃음이 사라진 요즘, 적재적소 유쾌한 상황을 넣어주셔서 재밌지 않았나 싶죠. 시청자들에게 ‘한다다’가 편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해요. 이상엽과 가장 가까운 작품을 보려면 ‘한다다를 보면 되겠다’라고 생각하셨으면 하죠. 반응들이 힘이 됐어요. 같이 울어주고 즐거워해주셨죠. 규진이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함께 답답해하고 속상해하는 걸 몸으로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저도 힘을 많이 받았죠. 감사해요.”

어느덧 14년차 배우가 된 이상엽. 오랜 시간 연기하며 걸어 온 배우의 길이다.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줄 이상엽의 앞날. 벌써부터 기대되는 바다.

“‘한다다’를 하면서 저의 모습을 다 소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라는 사람이 가진 그릇이 있다면 넓혀 채우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기도 하고요. 자연스럽게 모든 상황에 녹여지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자연스러우면서 강렬하게 있고 싶죠. 그래서 연기에 빠져 하고 싶나 봐요. 차기작은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 다음 작품은 어리숙하고 순수하지만 사랑에 대한 열정은 가득한 ‘노팅힐’의 휴 그랜트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하하. 로맨틱 코미디 걸작들을 최근 몰아보고 있죠. 연애세포도 깨워 나가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웅빈이앤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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