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가요·예능→연기까지 접수한 전성기 제2막 [인터뷰]

인터뷰 2019. 12.03(화)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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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전예슬 기자] 가요, 예능에 이어 연기까지 접수했다. ‘미쳤어’로 의자춤 열풍을 일으키며 ‘섹시 가수’란 평가를 얻은 손담비가 예능프로그램 ‘미추리’에서는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최향미 역을 섬세하게 표현,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에서 최향미 역으로 열연을 펼친 손담비를 만나 종영인터뷰를 가졌다. ‘미세스캅2’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그는 “우여곡절 끝에 향미 역할을 하게 됐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게 돼 아직도 얼떨떨하다. 기분이 붕붕 뜨는 느낌”이라며 “다시 한 번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기분 좋고 향미 역할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까멜리아의 아르바이트생 최향미 역을 맡은 손담비는 이 역할을 위해 뿌리염색을 하지 않은 머리와 매니큐어 등 디테일에 신경 쓰며 세심하게 준비했다. 밝은 컬러의 헤어스타일이지만 뿌리염색을 하지 않아 검게 자란 머리카락, 그리고 벗겨진 네일은 역할의 현실감을 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향미를 준비하면서 외적인 뿌리염색, 손톱 등 디테일에 신경을 썼어요. 또 옷을 더 추리하게 입으려고 노력했죠. 추리닝밖에 안 입었어요. 대신 조금 더 촌스러워 보이기 위해 색색별로 입었죠. 그런 외적인 것들을 준비 했어요. 연기적으로는 향미가 맹하지만 옹산 안에서 제일 눈치가 빠른 인물이에요. 말을 하는데 속도감은 느리죠. 맹한 표정을 중심으로 연습했어요. 얘기할 때 템포 조절감을 연습했죠. 제가 성격이 급해서 빨리 얘기하는 편이에요. 연기할 때 후루룩 말을 한다고 감독님에게 들어서 그런 것들을 고치려고 노력했죠.”

‘동백꽃 필 무렵’ 출연 이전, 손담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화려한’ 또는 ‘셀럽’의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향미는 손담비와 전혀 반대의 인물. 이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그는 왜 출연을 결심하게 됐을까.

“글이 너무 좋았어요. 모든 배우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한 건 ‘우리 드라마는 글이 너무 좋았다’예요. 저도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조연에 가까운 캐릭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었던 건 향미라는 캐릭터가 짠하게 느껴졌어요. 성장과정들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드물잖아요. 한 번에 출연을 오케이한 건 글이 좋아서였죠. 이걸 놓치면 후회하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향미 캐릭터가 되게 치열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놓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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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감독에게 최향미 역을 추천한 사람은 다름 아닌 공효진이었다고 한다. 실제 손담비와 공효진은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친분 때문에 최향미 역에 추천한 것은 아니라고.

“효진 언니가 최향미 역에는 ‘나보다 화려하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까멜리아에 들어오면 자기가 주인 같지 않고, 일하는 종업원이 주인 같은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효진 언니 말로는 그런 인물 중에 제가 있었대요. 기억에 남아 먼저 제안했다더라고 했죠. 저는 대본만 좋으면 너무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오케이된 것이었죠.”

2019년은 손담비에게 남다른 해로 다가왔을 터. 올해 초 SBS 예능프로그램 ‘미추리’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출연한 그는 KBS1 ‘전국노래자랑’에서 지병수 할아버지의 ‘미쳤어’ 무대로 덩달아 화제 반열에 올랐다. 이후 하반기, ‘동백꽃 필 무렵’까지 좋은 기운을 이어간 그다.

“신기했어요. 좋은 기운이 오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죠. 하하. 갑자기 ‘할담비’(지병수 할아버지를 지칭하는)가 그렇게 될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된 것도 의아하고 ‘미쳤어’도 급상승했어요. ‘나한테 좋은 운이 오려나 보다’라고 느꼈는데 ‘동백꽃’이 들어왔죠.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곤 상상을 못했어요. 뜻 깊은 한 해가 된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아서 특별하고요.”

어느 한 순간에 이뤄진 결과 같지만 연기자로 활동한지 어느덧 10년째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던 덕에 ‘동백꽃 필 무렵’에서 ‘포텐’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

“옛날에 출연했던 작품들이 많이 생각났어요. 가수 이미지가 안 벗겨지면 어떡하나 고민이 많았거든요. 이번 작품으로 많이 바뀐 것 같아 너무 다행이에요. 고민했던 흔적들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 작품 씩 차근히 해나간 게 기억나더라고요. 1년에 한 번씩은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뒷받침돼서 ‘동백꽃’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손담비는 드라마 출연 전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2007년 싱글 앨범 ‘크라이 아이(Cry Eye)’로 데뷔한 그는 ‘미쳤어’ ‘토요일밤에’ 등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2013년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배우 활동에 뜻을 더 뒀지만 언제든 무대로 돌아올 가능성을 열어둔 그다.

“향미로 돌아오기 전에 가수를 준비했어요.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연기자 꿈이 더 크다 보니까 향미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걸 접게 된 거죠. 가수는 연기를 조금 더 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가수 준비는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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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은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배우들까지 살아 숨 쉰 드라마다. 최향미 역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손담비를 향해 ‘동백꽃 필 무렵’은 ‘인생 드라마’, 최향미 역할은 ‘인생 캐릭터’라고 말한다.

“이렇게 이입해주실 줄 몰랐어요. 향미 캐릭터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이유에 공감해주시면 ‘난 성공한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이입을 해주시니까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안날 정도로 행복했어요. ‘이런 캐릭터를 또 맡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다음 작품을 고르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잊지 못할 인생작품 중 하나가 됐어요. 인생 캐릭터라는 말도 많이 해주시는데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어요.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캐릭터는 걱정과 우려가 많았던 역할이라 준비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죠. 저의 인생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을 들였던 건 사실이에요.”

손담비는 한 걸음 나아가며 한 계단 씩 성장하고 있다. 자신을 고3 수험생에 비유한 그는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때를 회상하며 말문을 이어갔다.

“‘드림’ 때는 아예 초보자였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방법조차 몰랐죠. 기초도 없이 시작했기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배움의 투성이였죠. 주연을 하기엔 버거웠던 거 같아요. 이제와 돌이켜 보면 캐릭터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생아였다면 지금은 고등학생 정도 되지 않았을까요. (웃음)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고3 수험생 느낌이에요. 대학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지금 제일 많은 꽃을 피울 때가 아닌가 싶어요. 제2막이 열릴 것 같은? 그 2막을 어떻게 열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3 수험생처럼 다음 작품의 중요성이 크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근차근 자신만의 연기 지도를 그려 나가고 있는 손담비. 어떤 작품과 캐릭터든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이 아닐까.

“저는 저의 성실한 면을 높이 사고 싶어요. 하나를 파면 끝까지 파는 성격이죠. 캐릭터를 한 번 파면 이게 잘 나올 때까지 열심히 하는 성실함이 있어요. 이런 성실함이 쌓여서 이번에 좋은 기회가 온 거죠. 좋은 작품을 해서 다음 작품은 어떻게 골라야할지 ‘멘붕’이에요. 하하. 좋은 작품이 저에게 다시 들어올까하는 걱정도 있어요. 있다면 제가 잘 캐치해서 잡아야하지 않을까요?”

[더셀럽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이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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