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혜 “‘아워바디’로 단단해진 내면, 희로애락 주는 배우 꿈꿔요” [인터뷰]

인터뷰 2019. 10.21(월)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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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영화 ‘아워바디’가 운동으로 하여금 달라진 내면, 채워지는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배우 안지혜는 ‘아워바디’를 만나기 전, 불안한 미래에 두려움과 흔들림이 있었지만 영화를 만나고 극 중 자영처럼 강한 심지를 가지게 됐다.

운동을 즐겨하고 액션배우를 꿈꾼 안지혜는 우연히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사진으로 ‘아워바디’(감독 한가람)에 함께하게 됐다. 남들보다 비교적 늦게 선택한 연기는 배우라는 목표는 있지만 이따금씩 찾아오는 걱정, 불안함이 안지혜를 쥐고 흔들었다. 그러던 시기에 만난 게 ‘아워바디’의 현주였다.

완벽한 포즈, 고른 숨소리로 러닝을 이어가는 현주의 모습은 나무랄 데 없다.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해 모든 것이 서툰 자영(최희서)과 대비된다. 완벽한 자세처럼 자신의 일도 척척해낼 것 만 같은 분위기다. 작가 일을 하고 있는 현주에게 “글도 잘 쓸 것 같아”라고 민호(최준영)가 칭찬을 하지만 정색을 하면서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었다.

결국 무너지길 수차례. 현주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현주를 친구로서, 운동 선배로서 존경하던 자영은 현주의 사건으로 잠깐 중심이 흔들리지만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외부적 요인에 끊임없이 좌지우지되던 자영은 과거와 다르게 강해진 내면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단단해진다.

안지혜에게 ‘아워바디’도 그러했다. 특히나 불안한 연예계에서 흔들리고 휩쓸리던 시기에 만난 ‘아워바디’는 안지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현주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당시의 안지혜와 닮아있었고 이를 운동으로 극복하려는 의지 또한 비슷했다.

“서로 너무 다른 자영과 현주가 대비되면서 흘러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마지막이 궁금해서 시나리오를 두 번 읽었죠. 현주는 너무나 평범하게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이면서 불안한 청춘이었어요. 20대는 누구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으면 해낼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현주는 자신의 한계를 부딪혀보고 좌절하고 실패를 맛보면서 자신의 목표가 흐릿해지고 공허와 상실감이 가득한 상태죠. 자존심이 강해서 누군가에게 손을 뻗지도 못하고 혼자 달리기에 집착하면서 단단해지고자 했던 인물이라고 봤어요.”

현주가 가진 내면의 아픔은 극이 중반부를 넘어가고 나서야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글을 계속 쓰고 있지만 출판사와 계약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우연히 자영에게 들키게 되면서 간략하게나마 설명이 된다. 자신의 힘듦을 전혀 표현하지 않아 배우의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안지혜는 현주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서사의 공백, 적은 대사와 몸짓과 눈빛, 이미지로 상태를 드러내는 캐릭터이나 완벽한 현주를 만들기 위해 갈고 닦았다.

“좌절, 실망을 많이 맛보고 단어가 주는 감정의 깊이를 잘 알기 때문에 현주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현주와 자영이 시나리오 상에서 대비되면서 흘러가기 때문에 현주의 감정들이 세세하게 전달되지 않아요. 그런 부분에서 더욱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어요. 외로움과 공허함이 잘 전달될 것 같고 관객들이 알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자영은 현주를 친구 이상으로 바라본다.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았던 자영이지만 현주에게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깊이 빠져든다. 현주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잠시 흔들리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강해진다. 자영이 이전과 달라진 행동, 결단력이 생기게 되는 계기는 현주의 꿈을 꾸게 되면서부터다. 현주가 자영에게 경각심을 주는 인물이라면 현주에게 자영은 어떠한 존재일까.

“자영이 현주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는 것 같았어요. 저도 어떤 것에 빠지게 되면 꿈에 나타나기도 하고 충격을 받으면 꿈에서 보이거든요. 자영에게도 현주의 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거예요. 현주는 그런 자영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봤을 것 같아요. 자영이 세상에 나아가기 전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게 해주는 숨 고르기 정도로 느끼게 해줄 수 있도록 자영을 바라봤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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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바디’는 여성 감독이 여성 배우들을 전면으로 내세운 여성 영화에 속한다. 최희서는 ‘아워바디’가 감독과 배우를 포함해 대부분의 스태프 또한 여성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안지혜는 아직 현장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편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너무나 편했죠. 저도 이런 현장이 처음이었는데 어느 순간 편하게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몰랐어요. 현주는 바디라인이 드러나는 운동복을 주로 입어서 감독님 앞에서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같은 여자니까 거리낌이라든가 쑥스러움이 덜했죠. 감독님 앞에서 돌아보고 하기도 했으니까요.(웃음)”

올 여름부터 독립영화계에는 여성 감독들이 연출을 맡은 영화가 줄지어 개봉하고 있다. ‘아워바디’ 또한 이러한 흐름에 참여했으며 국내 영화계에 새 기류를 만들고 있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여성감독님들의 영화가 나오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봐요. 감독님들이 다양하게 멜로, 드라마, 액션 등의 작품들을 많이 하시잖아요. 여성 감독님들의 시선과 감성이 궁금하고 기대가 되면서 더 많이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더 열심히 준비를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웃음)”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약진하고 있으나 독립영화 상영관이 넉넉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워바디’는 개봉 첫 주 서울에서만 26개의 스크린을 확보했고 전국에선 51개에 그쳤다. 개봉 당일 75번 상영된 게 가장 많이 상영된 횟수였다.

“부산국제영화제나 여러 곳에서 GV를 했었어요.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GV에서 영화 세 번을 보신 분을 봤어요. 파이팅이라고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해요. 물론 더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지고 이 영화를 통해서 위안, 공감을 받으면 좋겠지만 많은 관객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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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워바디’를 통해 관객과 만난 안지혜는 최근 첫 소속사도 찾았다. 이렇게 조금씩 한 발씩 내딛고 있는 그는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전도연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다채로운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갈고 닦고 있다.

“많은 선배님들을 통해서 많이 울고 웃었어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안지혜를 통해서 울었으면 좋겠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관객에게 희로애락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지금은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있으니 올해 안에 다시 대중과 만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볼게요. 처음에 꿈꿨던 액션배우라는 타이틀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만나고 싶어요.”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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