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류준열 "'독전' 락과 비슷하다고 느낀 이장하, 전혀 달랐죠" [인터뷰]

인터뷰 2019. 08.07(수)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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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데뷔 후 매 작품마다 각기 다른 캐릭터를 소화해낸 배우 류준열이 새 이미지를 추가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절도 있는 포즈로 강력한 분위기를 발산하며 독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대한독립군 분대장으로 완벽 변신했다.

7일 개봉한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는 일본을 상대로 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한 작품. 전국 각지에서 모이게 된 평범한 농민들이 총과 칼을 잡아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을 상대로 어떻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는지 과정에 집중한다.

일본군이 주먹밥과 함께 내던진 폭탄으로 동생을 잃었던 해철(유해진)은 자신과 비슷한 장하(류준열)를 만난다. 누나를 다시 만나겠다고 다짐했던 장하는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일본군과 맞선다.

“청명한 눈빛의 이장하”라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개할 정도로 류준열은 영화 속에서 눈빛 하나로 캐릭터를 표현해낸다. 그의 전작 ‘뺑반’ ‘돈’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만날 수 없던 카리스마다. 대신 별 다른 표정 없이 감정의 폭이 크지 않았던 ‘독전’ 속 락과 얼핏 비슷한 분위기가 풍겨져 온다.

▶ 3.1운동 100주기에 항일영화인 ‘봉오동 전투’가 개봉하게 됐다. 출연한 것도, 개봉하는 것도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영화를 처음 제안 받았을 때도 그렇고 찍을 때도 그렇고 영화가 의미 있는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런 영화를 제안 받을 수 있는 배우들이 행복하겠다, 행운이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저여서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다. 영화 끝나고 나서도 좋은 영화로 개봉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과거의 인물이고 군인 역할이다. 쉽지 않았을 텐데.

이장하 역할을 처음 만나면서 고민이 됐었다. 대학 수업에서 배웠을 때 군인과 무사 이런 캘기터들이 어렵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다시 왜 어려운지,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찾아봤다. 이장하가 다른 사람들과 섞이면서 표현하고자 했던 독립군의 모습을 고민했다. 황해철과 마병구(조우진)과는 다르게 정규교육을 받은 군인이라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나라를 되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이장하로 표현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 표정의 변화가 크게 없는 점, 적은 대사 등에서 ‘독전’의 락이 떠오르기도 했다.

저도 이장하를 준비하면서 ‘독전’에서 락과 비슷한 뉘앙스라고 느꼈었다. 막상 해보니 정 반대의 인물이더라. 락은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을 찾아가는데 이장하는 자신이 누군지 알고 목표도 분명하고 뜨거운 신념이 있다. 락과 이장하는 너무 다른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들만의 사연이 깊게, 크게 다뤄지지 않는다. 저는 개인의 감정이나 이야기, 감성들을 표현하고 보여줘야 하는 게 개성 있는 거고 지향하고 좋아하는 편인데 그 시대는 아무래도 그런 지점이 어렵지 않았을까. 인물의 사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요하는 감정들, 감성들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이장하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표현하고 싶었다.

▶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 황해철, 마병구 등 독립군과 달리 이장하는 우직함과 강직함이 느껴진다.

모니터를 하면서 제 연기가 다른 캐릭터와 못 섞이고 튀어 보이는 것을 안 좋아하고 지양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장하는 하면 할수록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고 밤마다 원신연 감독님을 찾아가서 여러 가지를 제안을 했지만 이장하의 첫 모습을 좋아하셨다. 응원차 하신 말씀인 것 같아서 후시녹음 할 때도 다르게 찍자고 제안했는데 결국 제가 설득 당했다. 그리고 황해철, 마병구의 대사 중에 ‘각부터 달라’ ‘웃지도 않는 구나’는 애드리브다. 제가 캐릭터 만드는 과정에서 애쓰고 혼자 고민했던 지점을 아시는 것 같았다. 그 대사 하나로 이장하가 설명이 되니까.

▶ 원신연 감독이 원한 이장하는 날카로운 눈빛을 발산하는 그 모습이었나 보다. 영화를 볼 때도 강렬한 눈빛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

시나리오에도 ‘청명한 눈빛’이라고 설명이 돼 있다. 그게 이장하를 표현하는 중요한 구절이라고 생각했다. 청명의 뜻인 맑고 밝음은 이장하를 표현하는 단어인 것 같다. 첫 장면에서 힘을 주려고 애를 썼다. 다른 독립군들도 눈빛은 다 청명했다.(웃음) 독립군을 표현하는 단어이지 않을까. 숭고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눈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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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하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나라가 뺏긴 상황이 왔을 때 목숨을 던질 수 있겠냐’는 질문에서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좀 어려운 질문이었던 것 같다. 요즘 시대에 나라를 뺏긴다는 말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색한 것 아니냐. 그래서 저에겐 누이의 죽음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고 그것에 투영하려고 했다. 누이의 죽음이 의미하는 바는 어머니와도 같을 것이다. 어머니의 죽음이 나라와 같을 것이고. 누이, 어머니를 뺏긴다면 어떤 아들이라도 되찾아오고 싶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

▶ ‘봉오동 전투’만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의 승리의 역사다. 그래서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의 영화를 보면 슬프고 상처를 받고 아픔의 이야기를 보면서 울었다면 이 영화는 기분 좋게 보실 수 있는 승리의 역사기 때문에 매력 있지 않을까. 희생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고 싶다. 영화가 하고자하는 얘기가 희생에 대한 얘기다. 이장하가 다리를 다치고 절단되지만 이런 것들도 고민이 많았다. 이 신을 찍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눈을 다치게 할 것인지 다리를 다치게 할 것인지.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것인지. 하지만 승리의 역사기 때문에 장하가 죽는다면 관객들이 슬플 것 같았다. 큰 부상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서있고 조국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희생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슬픔보다는. 그런 설정을 했다.

▶ 다작의 아이콘으로 ‘소준열’이었다가 지금은 차기작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차기작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차기작은 모르겠다. 고민을 해봐야하는 지점이다. 팬분들의 눈치가 보인다.(웃음) 9월에 팬미팅이 남아있다. 지금까진 차기작을 계속 얘기 했었는데 정말 다 떨어졌다. 팬분들이 언제 나오냐고 궁금해 하더라. ‘안하냐’고 하면서 이제는 화를 내더라. 그만큼 기다린다는 뜻일 것이다.(웃음) 빨리 골라야겠다. 빨리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 ‘소준열’ ‘충무로의 중심’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평가해보자면.

크게 돌아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순간순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반성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쓰지도 않는다. 현실을 애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본다면 익숙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여러 가지 의미가 될 수도 있는데 대중 혹은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는 당연하다고 본다. 익숙하면 배우로서의 수명이 끝나는 것이니까. 그런 것들과의 싸움이다.

분명히 작품을 여러 개하고 일을 계속 하면 에너지가 부족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이 ‘긍정’이었다. 좋은 방법으로 채워서 좋은 에너지로 만드는 것 같아서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안 좋은 것으로 채우면 안 좋은 것이 나오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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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주)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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