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킹덤’ 주지훈, 그럼에도 신중한 이유 [인터뷰]
2019. 02.12(화)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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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셀럽 김지영 기자]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배우 주지훈에게 들뜸은 없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전성기라고 해도 부인을 하거나 더 큰 꿈을 꾸는 것보다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만 있을 뿐이다.

지난달 세계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킹덤’이 오픈되자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뜨겁게 반응했다. 한국 사극에 익숙하지 않았던 외국인들은 조선시대의 풍경과 유교적 특징, 다양한 갓, 관모에 집중했다. 심지어 ‘킹덤’의 연관검색어로 모자(hat)가 떴을 정도다.

또한 영화, 배우, 텔레비전 드라마, 비디오 게임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IMDb(Internet Movie Database: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 선정 현재 가장 인기 있는 TV프로그램 100편 중 ‘킹덤’이 13위에 랭크된 바 있다.

이를 주목할 만 한 점은 100편의 작품 중 한국 드라마는 ‘킹덤’뿐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영화 비평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도 신선도 80%라는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이 같은 반응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는 정해진 시간에 방영을 하거나 객관적인 수치가 있는데 ‘킹덤’은 자신이 직접 찾아봐야 해서 오픈을 한건지 안 한건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해외에서 반응도 좋고 그저께 감독님도 프랑스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다. ‘K-좀비’라는 말도 생겼다고 하고. 피부로 와 닿지는 않지만 넷플릭스에서 저희를 대하는 게 사근사근해졌다. 이전엔 외국계 회사 특유의 ‘너는 너, 나는 나’가 있었는데 한순간에 사근사근해지더라. 그래서 잘되고 있다는 게 조금은 느껴진다.”

‘킹덤’이 정식 오픈되기 전 싱가폴에서 1, 2부를 본 후 주지훈은 김성훈 감독에게 무릎을 꿇었다. 많은 외신들 앞에서 호평이 나오자 애국심이 차오르며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장식 없이 진중하게 이어지는 ‘킹덤’의 전개에서 흔들리지 않는 힘을 느꼈다.

“우리는 이 색깔과 톤 앤 매너로 간다는 것을 관철했을 때, 감독님과 작가님이 같은 생각에 투자배급까지 같은 생각으로 똘똘 뭉쳐있으니 얼마나 단단해질 수 있는지를 알았다. 초반에는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게 실수가 아니라 의도라고 느껴졌다. 단단해지기 위해선 진폭이 있어야한다. 그게 잘 먹혀들어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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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주지훈은 김은희 작가의 섬세한 대본을 극찬했다. ‘배우가 중요하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쓰여 있으며 극 중 인물이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거부감이 없는 대본은 주지훈을 비롯해 모두를 만족시켰다.

“김은희 작가님 대본에서는 배우가 크게 할 게 없다. 가끔 ‘굳이 왜 날 쓰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웃음) 그만큼 잘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킹덤’이 영화보다는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에 설명하는 대사가 많아도 대사를 치는데도 거부감이 없다.”

이와 함께 어색한 사극 톤으로 논란을 빚은 배두나의 연기에 주지훈은 “너무 좋다”고 칭찬했다. 그는 배두나와 처음 호흡을 맞춘 후 사극이라는 틀에 갇혀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스스로 자만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두나의 색다른 사극 연기가 없었다면 극의 긴장감이 없었을 것이고 이 짐을 배두나가 자초해서 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두나 누나와 처음 연기를 하고 3일을 고민했다. ‘내가 왜 이렇게 사극이라는 틀에 갇혀있지’라고 생각했다. 사극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안주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싶어서 김성훈 감독님과 계속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든 나도 톤을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저는 왕족이라 바꿀 수 없었다. 배두나 누나는 정말 대단한 배우다. 거기서 배두나 누나가 그런 톤 앤 매너를 주지 않았다면 불호는 줄일 수 있었겠으나 전체적으로 극엔 도움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킹덤’ 시즌2의 대본 리딩을 마치고 지난 11일 첫 촬영에 돌입했다. 영화인 ‘신과 함께’를 제외하고 드라마 시즌제를 처음 경험해본 주지훈은 ‘킹덤’ 시즌1을 촬영한 지 1년이 넘었으나 며칠 쉬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했던 것이지만 1년이 지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고민을 해보니 ‘킹덤’이 이야기는 새롭지만 베이스가 같지 않나. 작품, 캐릭터가 바뀐 것도 아니고 베이스가 그대로다. 그래서 처음으로 대본 리딩할 때 칭찬을 받았다. 제가 충무로에서 리딩 못하기로 소문이 났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잘하냐’고 하더라. 시즌1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어색하지 않았다.(웃음)”

한 감독이 시즌 2를 이어 연출하는 것과 달리 ‘킹덤’은 시즌1에서 연출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이 시즌2의 1회만 맡고 박인제 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아 시즌2를 완성한다. 이는 배우들도 생소한 시스템이다.

“초반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 저희끼리 골똘히 생각을 한 건 박인제 감독님이 시즌2의 2화부터 연출을 하지만 처음부터 같이 현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결정했다. 김성훈 감독님이 빠져도 새로 소통하지 않아도 되게끔 한 것이다. 배로 치면 감독이 선장인데 선장이 바뀌면 뱃길이 달라지지 않겠나. 갑자기 새로운 선장이 들어오면 한번 체제개선을 해야 하는 불필요한 시간들이 든다. 그런 부분에선 박인제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추가 노동을 해야 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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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르고 ‘공작’ ‘암수살인’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MBC 사전제작 드라마 ‘아이템’까지. ‘열일’의 아이콘이자 ‘소지훈’이 된 주지훈은 이전과 같은 태도로 자신의 위치를 바라봤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뻔 한 말이지만 양날의 검이다. ‘신과 함께’ 다음 시리즈도 잘 되고 ‘킹덤’도 잘 되면 좋은 이미지가 생기겠지만 제가 배우로서 그것만 할 수 없지는 않나. 아직은 시작단계고 도전한다는 생각이다. ‘신과 함께’와 ‘킹덤’은 순도 100%로 행복한 현장이기 때문에 안 할 이유는 없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것은 고정돼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하기보다는 해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에는 겸손을 표했다. 좋은 말들에 감사함을 표하고 겸허히 받아들였다. 점점 본질에 집중을 하고 혹여나 작품이 잘되지 않더라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다지고 있었다.

“최근 3년 만에 저한테 너무 행운처럼 좋은 형, 감독들이 생겼다. 하늘에서 음식이 쏟아지는 것처럼. ‘신과 함께- 인과 연’이 오픈되기 전 하정우 형이 ‘영화가 개봉되면 네가 엄청 사랑을 받을 거다. 겸허해지자’고 하더라. 영화, 드라마가 아주 잘된다고 어깨 올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도 작품이 안 되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끝으로 주지훈은 시즌2에 대해 “폭발한다”고 예고하며 모두의 기대감을 높였다. 만약 ‘킹덤’의 세, 네 번째 혹은 그 이상의 시즌이 이어진다면 기꺼이 함께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시즌2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리고 시즌1이 끝날 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시즌2의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어서 밤 11시에 김성훈 감독님에게 전화를 했다. 시즌3가 만들어지면 하냐고. 정확한 건 하나도 없지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창작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나. 너무 좋다.”

[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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